성차별·동성애 혐오 언급 드러나…민심 자극·사흘간 시위 이어져
'채팅방 저질 발언'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사임 요구에 버티기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주지사가 사적인 채팅방에서 한 발언이 유출되면서 불거진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ㆍdpa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세요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일하는 것은 내 책임이자 내가 계속해야 할 일"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가 사임 위기에 몰린 것은 이른바 챗게이트 스캔들에 휩싸이면서다.

최근 로세요 주지사가 2018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주 정부 몇몇 관계자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889페이지 분량의 메시지가 공개됐다.

푸에르토리코 탐사저널리즘 센터가 지난 13일 공개한 채팅 메시지에는 정적에 대한 폄하,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과 관련된 저질 발언이 다수 담겼다.

로세요 주지사는 '성매매 여성', '짐승의 딸'을 거론하며 한 남성의 비만을 조롱하기도 했다.

로세요 주지사의 저속하며 성차별적인 발언이 알려진 후 수도인 산후안에서 사흘간 시위가 이어졌다.

챗게이트 스캔들은 최근 전직 주 정부 고위 공무원 2명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가운데 민심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진압에 나선 경찰은 전날 밤 시위 참가자들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21명이 다쳤으며 5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