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이민자들에게 바로 망명 자격을 주지 않는 새 규정을 내놨다. 미국에 오기 전 제3국에 먼저 망명 신청하도록 해 중미 이민자를 더 엄격히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미국은 관대한 국가이지만 남쪽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수십만 명 외국인을 처리하는 부담에 압도됐다”며 “새로운 규정이 16일 시행되면 미국으로의 이민이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규정 대상자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 남부 국경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일명 ‘캐러밴’이다. 이들이 미국에 오기까지 경유하는 제3국에 망명을 신청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막겠다는 얘기다. 예컨대 온두라스 이민자는 미국에 입국하기 전에 과테말라나 멕시코에 먼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