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건 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뎅기열 경보를 발령했다.

15일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 들어 필리핀 전역에서 10만6630명이 뎅기열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나 증가한 수치다. 이 중 456명이 사망했고 대다수는 5세 이하 영유아로 확인됐다.

뎅기열은 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이 20%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세계 건강 10대 위험’ 중 하나로 뎅기열을 꼽았다.

뎅기열 환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태국에선 올 들어 지난달 11일까지 2만8785명이 뎅기열에 걸렸고 이 중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베트남에서도 올 상반기 7만800명이 뎅기열에 걸려 5명이 숨졌다. 라오스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뎅기열 환자 1만1561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리핀 보건부는 “모기 서식지 방역과 모기 퇴치제 사용 등 적극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면서 “발열과 근육통, 발진 등 뎅기열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