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말 그대로 늙어서 죽는 것이 사망원인 3위로 떠올랐다.

15일 아사히신문이 일본 후생노동성의 인구 통계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노쇠로 인한 자연사망자는 약 1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노쇠는 작년에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일본 국민의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했다.

노쇠사는 다른 사망 원인이 없는 자연사를 의미한다.

초고령자는 폐렴 같은 질병이 있어도 노쇠 과정으로 보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데, 이런 경우의 사망 원인은 노쇠로 분류된다.

일본에서 노쇠사가 사망원인 3위에 오른 것은 9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노쇠 사망자 수는 태평양전쟁 종전 직후인 1947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00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기준으로 일본인 사망원인 1위인 암(37만명), 2위인 심장질환(21만명)에 이어 전체 사망 원인의 8%(11만명)가 노쇠였다.

특히 95세 이상에선 노쇠가 사망 원인 1위로 조사됐다.

1950년대부터 1980년까지 일본인 사망 원인 1위를 지켰던 뇌혈관 질환은 식생활 개선 영향으로 이번에 사망 원인 4위로 밀려났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90세 이상 인구는 작년 10월 현재 약 218만명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90만명가량 늘었다.

아키시타 마사히로(秋下雅弘) 일본노년의학회 이사장은 노쇠 사망이 증가하는 배경에 대해 "노인들의 임종 장소가 병원에서 가정이나 요양시설로 점차 바뀌고, 심폐소생이나 연명조치를 원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대국 일본' 사망원인 3위에 '노쇠'…뇌혈관 질환 제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