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당국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인 부모를 따라 시리아나 이라크에 갔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지하디스트 자녀들'이 네덜란드로 귀환하면 특별 보호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네덜란드 언론이 보도했다.

유럽 각국은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몰락한 뒤 IS 점령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다가 부모가 숨진 뒤 부모의 나라로 돌아오기를 원하는 이들 자녀들 처리 문제를 놓고 논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도 자국민인 만큼 당연히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다른 일각에선 극단주의 이념으로 무장돼 있고, 테러 훈련까지 받은 아이들도 있어 유럽 사회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데려와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당국이 이 같은 해법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네덜란드 일간지 AD에 따르면 네덜란드 당국은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돌아온 지하디스트 자녀들을 이 별도 시설에 수용한 뒤 하루 24시간 내내 관찰하고 상담함으로써 이들이 네덜란드 사회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네덜란드 "귀환 지하디스트 자녀들 별도시설에서 보호"
특히 9살이 넘는 지하디스트 자녀들은 이 별도 시설에 수용된 뒤 다른 아이들과는 격리해서 생활하도록 할 계획이며, 9살 미만 아이들도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대로 이들의 정신적 상태를 평가하고 검사할 방침이다.

앞서 네덜란드 정보당국 AIVD는 보고서에서 IS는 9살 아이부터 전투 훈련을 시킨다며 이들이 네덜란드에 돌아오면 네덜란드 사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아동보호위원회는 이들 귀환 지하디스트 자녀들이 강제적으로 폭력적 행동에 참여를 강요당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런 별도시설에서 아이들을 긴밀히 관찰함으로써 아이들이 어떤 트라우마를 겪었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동보호위원회는 이 특별시설이 어느 곳에 설치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이미 아이들이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대로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직 이 특별시설에 수용된 지하디스트 자녀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리아와 인근 터키에는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네덜란드 출신인 아이들이 최소한 210명 머무는 것으로 네덜란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점령지역에서 생활하다가 네덜란드로 돌아온 아이들은 14명 이상이며 이들은 모두 9살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리아의 난민캠프에서 풀려난 2명의 네덜란드 고아 2명이 네덜란드로 돌아와 아동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고 AD는 전했다.

또 얼마 전에는 남편과 함께 IS 점령 지역에 갔다가 남편이 사망한 한 여성이 4명의 자녀는 네덜란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네덜란드 정부에 탄원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네덜란드로 귀환하거나 귀환하려는 지하디스트 자녀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덜란드 "귀환 지하디스트 자녀들 별도시설에서 보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