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 기소' 이탈리아·영국 사법당국 '머쓱'

아프리카 난민을 유럽으로 밀입국시키는 최대 범죄 조직을 이끌었다는 혐의로 기소된 에리트레아 남성이 다른 사람이라는 법원의 판결로 3년 만에 석방됐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팔레르모 법원은 12일(현지시간) 경찰이 난민 밀입국 조직의 수괴인 메레드 예흐데고 메드하네로 지목, 2016년 6월 수단에서 체포한 범인이 사실은 목수 일을 하는 전혀 다른 이라고 판결했다.

난민밀입국 수괴 혐의 伊서 애먼 옥살이 남성, 3년 만에 석방

검찰은 그가 악명 높은 난민 밀입국 조직의 우두머리라면서 징역 14년을 구형하기도 했다.

법원은 그러면서 이 피고인이 자신의 사촌 2명이 리비아로 가도록 도왔기 때문에 불법 난민을 지원한 혐의는 인정된다면서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최종심이 선고될 때까지 징역살이하지 않는 데다, 이 남성은 이미 2016년에 수단에서 체포돼 이탈리아로 인도된 뒤 복역해온 점이 참작돼 자유의 몸이 됐다.

그는 판결 직후 감격과 회한의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로 3년 전 수단에서 공동 작전을 펼쳐 이 남성을 난민 밀입국 조직의 수괴로 지목해 체포한 이탈리아와 영국 사법 당국은 머쓱한 처지가 됐다.

이 남성의 변호인은 "우리는 수년 동안 그가 검찰이 지목한 난민 밀입국업자가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했다"며 억울하게 옥살이한 이 남성이 이탈리아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거 뒤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한 이 남성은 그동안 BBC, 가디언 등 외신 등을 통해서도 당국의 오인 검거 의혹이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인권단체가 그의 석방을 위해 나서면서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팔레르모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현지 언론에 "그가 (징역 5년의)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난민 밀입국에 어쨌든 연루됐다는 방증이다"라며 "그가 부당하게 박해받은 가난한 목수라는 주장은 검찰이 그를 상대로 채집한 증거와 명확히 모순된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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