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첼레트 인권대표에 보낸 서한 공개…시정 촉구
마두로, 유엔 인권보고서 비판…"사실 왜곡해 美에 동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유엔이 최근 발표한 자국에 대한 비판적 인권 보고서를 강력히 거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바첼레트 대표가 사실을 왜곡해 미국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서한에서 "바첼레트 대표는 잘못된 정보, 오보, 조작으로 가득 찬 보고서를 제시했다"며 "보고서는 균형과 엄격함이 결여됐으며 공공연히 편파적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유엔 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제공한 정보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언론 중심적이며 정치적인 이야기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 정부에 가해진 제재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중남미의 역사적 진실을 모르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자행한 불법적인 봉쇄로 인한 막대한 인적ㆍ물적 피해로부터 베네수엘라 국민을 보호하려는 우리 정부의 엄청난 노력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5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베네수엘라의 핵심 제도와 법치는 무너지고 있다"며 야권 인사들과 시위대를 상대로 자행되는 고문, 살해를 비판한 바 있다.

바첼레트 인권대표는 4일 인권이사회에 지난달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을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최근 1년 반 동안 정부의 치안 작전 중 7천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임의로 구금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반정부 시위 도중 6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엔이 심각한 실수, 잘못된 비난, 누락을 즉각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일부 야권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작년 5월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8%의 득표율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작년 대선이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지난 1월 23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석유 이권 등을 노리고 좌파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명령에 따르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4월 30일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군사 봉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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