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호자 허락받도록 한 후견인제 일부 완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에 대한 해외여행 제한을 연내에 완화할 계획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 관리 등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사우디, 여성 '해외여행 제한' 완화 계획"

사우디는 가족 중 남성 보호자가 출국·교육·취업·결혼 등 여성의 법적 행위를 승낙하는 권한을 갖는 '마흐람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남성 보호자의 허락 없이도 여성들의 해외여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WSJ은 사우디가 후견인 제도 중에서 여성들의 해외여행과 관련한 조항은 연내에 폐지하고, 결혼 등 나머지 관련 조항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는 후견인 제도 개선을 위해 위원회를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한 고위인사는 WSJ에 "위원회의 논의 결과로 여성에 대한 여행 제한은 올해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고위층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왕가의 한 인사는 "사우디 지도부와 정부, 국민들이 이 시스템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런 논의는 혼란 없이 얼마나 빨리 실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이 남성 가족의 통제와 억압을 피해 해외로 달아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월 가족의 학대를 피해 달아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자매가 공개되지 않은 제3국으로부터 망명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에는 사우디의 18세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 태국 방콕에서 가족의 눈을 피해 망명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 알-쿠눈은 캐나다 망명에 성공했다.

다만 사우디는 지난해 1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에 이어 같은해 6월에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제한적이지만 여권 신장 조치를 취했다.

일부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석방 조치도 취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퇴색한 개혁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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