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축구팬들 샹젤리제 거리 상점 약탈…교통사고 사망자도 발생프랑스·알제리, 역사적 '특수관계'…佛 경찰, 남은 경기 치안대책 고심 2019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아프리카 컵 오브 네이션스'(이하 네이션스컵)에서 알제리가 준결승에 진출하자 알제리계 이민자들이 많은 프랑스에서 알제리 축구 팬들이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흥분한 팬에 의한 교통사고로 아이 엄마가 목숨을 잃었고 상점들이 약탈을 당했다. 급기야 파리와 마르세유에서는 경찰이 새벽 시간에 최루탄을 쏘며 축구 팬 수천 명을 강제로 해산해야 했다. 12일(현지시간)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에 따르면, 전날 저녁 알제리 축구 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4-3으로 네이션스컵의 준결승행을 확정 짓자 프랑스의 흥분한 21세 축구 팬이 몽펠리에 인근 모송에서 고속으로 승용차를 몰다가 길을 건너던 가족 3명을 쳤다. 이 사고로 성인 여성 1명이 숨지고, 이 여성의 1살짜리 아기가 중태에 빠졌으며, 17세 딸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운전자인 21세 청년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알제리가 이집트 수에즈에서 열린 4강전에서 페널티킥 끝에 승리하자 파리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등 프랑스의 중심가에서는 축구 팬들이 대거 모여 알제리 국기를 흔들며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폭죽을 쏘아대면서 자축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상점 두 곳이 흥분한 축구 팬들에 의해 약탈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공영 AFP통신은 샹젤리제 거리의 모터사이클 판매점에 난입한 남자들이 오토바이, 헬멧 등을 약탈해 달아났다고 전했다. 파리 시내에서는 알제리의 승리를 자축하는 축구 팬들이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까지 경적을 울리고 폭죽을 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알제리계 이민자 사회가 큰 파리와 마르세유에서 경찰은 새벽까지 해산하지 않은 축구 팬 수천 명을 최루가스를 쏘며 해산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알제리의 준결승 진출과 관련한 교통사고와 폭력 등으로 전국에서 4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지난밤 승리를 축하하는 와중에 벌어진 피해와 사고는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알제리의 네이션스컵 4강행에 프랑스가 이처럼 들썩인 것은 프랑스와 알제리가 역사적으로 매우 특수한 관계로 긴밀히 묶여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과거 알제리를 100년 넘게 식민통치하다가 독립전쟁까지 겪은 끝에 1962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알제리의 독립을 최종 승인했다. 이때 프랑스로 대거 건너와 뿌리내리고 사는 알제리계 프랑스인만 본토에 170만명이 넘는다. 이런 식민통치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알제리와 프랑스의 관계를 규정하는 가장 큰 뿌리다. 양측은 언어와 역사, 문화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고, 프랑스는 알제리와 경제·안보·외교적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로 엮여 있으면서 알제리에 지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알제리의 준결승행만으로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자 프랑스 정부는 남은 경기가 펼쳐지는 날 치안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알제리는 나이지리아와 오는 14일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연합뉴스
日 보복 조치 후 첫 회의…인사 등 우호 표현 일절 안해예상보다 긴 5시간 넘게 회의…양측 입장 평행선 달려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와 관련해 첫 실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과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들은 12일 도쿄(東京) 경제산업성 청사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 관계부처 당국자 간 직접 접촉은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이다. 회의에는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선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 등 양측에서 각각 2명씩 참석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회의는 이날 오후 7시를 넘겨서도 계속 이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당초 회의 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이날 오후 4시에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계획했었다.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한국만을 겨냥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따져 묻고 설명을 요구했다. 또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이유로 일부 품목의 북한 유입설을 흘리는 등 한국 수출 관리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는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며 한국 정부의 무역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취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회의 시작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회의장은 회의 시작 전 1분만 취재진에 공개됐는데, 양측 참석자들은 악수 등 우호의 표현은 일절 하지 않았다. 특히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이날 일본 측은 장소 선정에서부터 한국 측 참가자들에 대한 응대까지 한국을 홀대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경제산업성 10층에 위치한 회의 장소의 뒷면에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을 프린트한 A4 용지 2장 크기의 종이만 달랑 붙어 있었고, 참가자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회의 참가자들의 이름표 조차 없었다. 회의 장소도 평소에는 창고로 쓰이는 장소인 듯 테이블과 간이 의자가 한 귀퉁이에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기자재 파손 흔적이 있을 정도로 정돈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KFC가 영국 내 패스트푸드 체인 중 처음으로 신(新) 유럽양계기준(European welfare standards for farmed chickens) 준수를 약속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FC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2026년까지 최소한의 복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업체 및 비정부기구(NGO) 등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유럽양계기준은 수용밀도를 줄여 양계장 내 닭에게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횃대, 짚과 채소, 자연광을 통해 보다 친환경적인 여건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영국에서는 최근 소와 돼지, 양 등 '붉은 고기'(red meat) 소비는 감소 추세지만, 닭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고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닭을 사육하는 양계장은 좁은 사육공간과 빠른 산란주기 등 가혹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폴라 매켄지 KFC 영국·아일랜드 총지배인은 "고객들은 우리가 구입하는 닭의 삶이 개선되기를 원한다"면서 "그것이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는 이유이며, 다른 업체들도 같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FC는 영국 내 900여 매장을 두고 있는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연간 6천만마리의 닭을 소비하고 있다. 다만 이는 영국 전체 닭 소비의 4%에 불과하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이번 KFC의 신 유럽양계기준 준수 약속이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과 테스코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참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