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 사임 불구 외교관들에게 국익 위한 업무수행 당부
보수당 당대표 경쟁자 존슨에 대한 '간접 비판' 해석도
英 외무 "외교관, 솔직한 의견 전달하면 나라가 뒷받침할 것"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해외 주재 대사 등 외교관들에게 계속해서 솔직한 의견을 당국에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다.

킴 대럭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혹평한 외교 전문(電文) 파문으로 사임하게 되자 다른 외교관들에게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보수당 당대표 및 총리 후보 경쟁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대럭 대사의 정당한 업무를 두둔하지 않은 것을 간접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1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헌트는 전날 외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부에 진실을 얘기하는 것, 영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 등 여러분들의 두 가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헌트는 "영국 정부는 국익의 관점에서 단독으로 임명을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공평하게 의견을 계속 얘기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이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나라가 뒷받침할 것이다.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헌트의 메시지는 앞서 대럭 대사가 지난 10일 사임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 정부를 깎아내리는 내용의 이메일 보고서를 본국에 전달했던 대럭 대사는 관련 내용이 유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더이상 대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사임 의사를 밝혔다.

헌트의 메시지는 특히 당대표 경쟁자인 존슨이 대럭 대사 사임에 책임이 있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존슨은 지난 9일 보수당 대표 경선 TV 토론에서 만약 그가 총리로 선출될 경우 대럭 대사를 유임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언급을 회피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물론 야당인 노동당 지도부도 대럭 대사의 정당한 공무수행을 지지한 것과 달리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존슨이 공개적인 지지를 회피한 것이 대럭 대사 사임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럭 대사는 사임 결정 후 존슨과의 통화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 사임을 결정하게 된 네 가지 요인 중 하나였다고 직접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은 그러나 전날 경선 선거운동에서 "그(대럭 대사)에게 전화를 했고, 사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면서 "그는 외교전문 유출이라는 매우 불쾌하고, 위험한 행동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럭 대사를 포함한 해외 주재 대사와 관료들이 계속해서 정부에 솔직한 의견을 전달해야 하며, 이를 통해 무엇을 할지는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자신이 TV 토론에서 공개적인 지지를 보이지 않은 것은 대럭 대사의 향후 거취를 정치이슈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英 외무 "외교관, 솔직한 의견 전달하면 나라가 뒷받침할 것"

이에 따라 대럭 대사의 사임이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16만명의 보수당원은 오는 22일까지 존슨과 헌트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에게 표를 던지게 된다.

지난 11일 기준 보수당원 절반가량인 45∼50%가 우편투표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당원들은 이날 예정된 공영 BBC 방송의 후보별 인터뷰를 보고 표를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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