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성범죄자가 뭘 더 줬을까"…정계복귀 바라크 전 총리 공격
바라크 "엡스타인이 돈 주거나 지원한 것 아니다"…9월 총선 앞두고 설전
美엡스타인 성범죄파문 이스라엘까지…前총리와 인연 '옥신각신'

미국 정계에 파문을 일으킨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의 영향이 대서양 너머 이스라엘까지 미치고 있다.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에후드 바라크(77) 전 이스라엘 총리가 엡스타인이 이사였던 미국 재단으로부터 후원받은 사실을 라이벌인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가 문제로 삼으면서 정치적 논쟁의 재료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와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바라크 전 총리는 2004년부터 10년간 약 230만달러(약 27억원)를 웩스너 재단으로부터 연구 보조금으로 지급받았다.

바라크 전 총리를 지원할 당시 유대교계 미국인인 엡스타인이 웩스너 재단의 이사였다.

미국 과세 당국의 기록에 의하면 분야가 명시되지 않은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지원금이 제공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무소를 둔 웩스너 재단은 북미나 이스라엘에서 유대교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美엡스타인 성범죄파문 이스라엘까지…前총리와 인연 '옥신각신'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이 2002∼2005년 미국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되면서 과거에 그와 친분이 있던 인사들이 곤경에 처했는데 바라크 전 총리도 이 가운데 한 명으로 간주되는 상황이다.

바라크 전 총리와 엡스타인의 인연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영상이 9일 네타냐후 총리의 트위터에 게시됐다.

이 영상에서는 엡스타인이 소아성애 용의자이며 그가 바라크에게 연구 프로그램으로 230만달러를 준 웩스너 재단의 수장이었다는 사실이 거론되고 "그 성범죄자가 에후드 바라크에게 무엇을 더 줬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해설이 덧붙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웩스너 재단 대변인은 재단이 엡스타인과 관계를 끊은 지 10년이 넘었다는 뜻을 포브스에 밝혔다.

지난달 말 정계 복귀를 선언해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 경쟁해야 하는 바라크 전 총리는 11일 이스라엘 라디오에 출연해 반론했다.

그는 과거에 엡스타인을 몇 번 만났다고 인정했으나 엡스타인이 "나에게 돈을 주거나 나를 지원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배우와 직원을 추행·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처럼 만나고 보니 나중에 "문제 덩어리"로 드러난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나는 네타냐후도 만났다"고 덧붙였다.

美엡스타인 성범죄파문 이스라엘까지…前총리와 인연 '옥신각신'

그는 올해 9월 총선에 나설 신당을 곧 출범할 것이라고 지난달 26일 정계 복귀 계획을 발표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노동당 소속으로 1999년 7월부터 2000년 3월까지 총리를 지냈으며 2007년에는 국방장관에 임명됐고 2009년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한 후에도 국방부 수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3년 정계에서 은퇴했으며 최근에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은 올해 4월 총선에서 전체 120석 중 36석을 확보했다.

다른 우파 정당 다른 우파 정당들과 연합하면 의회 의석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의 병역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서는 9월에 다시 총선이 실시된다.

美엡스타인 성범죄파문 이스라엘까지…前총리와 인연 '옥신각신'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돼 네타냐후의 정치적 구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앞서 발표했으며 조만간 기소 전 청문 절차가 진행된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샴페인과 시가 등 26만4천달러 상당(약 3억1천만)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호적인 기사를 쓰기로 이면 거래한 신문사를 위해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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