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딸 체포 후 빈번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들을 억류해 심문하거나 출국을 막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 측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이런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미국 코흐인더스트리의 중국계 미국인인 한 고위 임원은 지난달 초 중국을 방문했다가 당국으로부터 호텔을 떠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임원은 이후 며칠간 미·중 관계와 무역전쟁 등에 대해 심문을 받았다. 그는 미 국무부가 개입한 뒤에야 출국했다.

코흐인더스트리 내부에선 이 사건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코흐인더스트리의 대주주인 찰스 코흐 회장과 데이비드 코흐 부회장 등 코흐 형제는 공화당의 큰 기부자로 ‘공화당의 돈줄’ ‘보수의 큰손’ 등으로 불린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전직 미국인 외교관에 대한 심문을 시도했다. 또 지난 10년간 중국을 수십 번 오간 한 기술회사 임원도 올초 갑자기 중국 공안들이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알게 됐다. 공안들은 무기를 갖고 있었으며 그가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따라왔다.

NYT는 미국 기업들 사이에 공포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기업은 사무실 압수 수색 등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부 기업인은 중국 여행을 줄이고 있으며 중국 여행 때는 PC에 담긴 민감한 정보를 지우고, 임시 휴대폰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워싱턴DC의 여러 관료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많은 미국인이 중국을 떠날 수 없도록 막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겨냥한 사람 중 다수가 기업가며, 상당수는 중국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다. 여기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의 딸인 황완(미국인)이 포함돼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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