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M&A·비리로 부실해져
구조조정 위해 회사 신설
중국 정부가 한국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의 주요 자산을 인수할 새로운 보험사를 설립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알려진 우샤오후이가 2004년 설립한 안방보험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우샤오후이가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으면서 몰락해 중국 금융당국이 위탁 경영하고 있다.

12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당국이 위탁경영해온 안방보험 주식과 자산을 법에 근거해 넘겨받을 다자(大家)보험그룹이 출범했다”고 밝혔다.

다자보험은 안방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신설된 회사로, 안방보험의 전략적 주주가 돼 자산을 인수할 예정이다. 등록 자본금은 203억6000만위안(약 3조4850억원)으로, 지난 4월 안방보험이 감자한 액수와 같다.

은보감회는 “다자보험은 안방보험그룹 산하 안방생명보험과 안방양로보험, 안방자산관리공사 지분을 양도받고 다자재산손해보험을 설립할 것”이라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안방그룹은 더 이상 새로운 보험 관련 업무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금융업계에선 은보감회가 새로운 보험사를 세워 안방보험의 주요 자산을 넘기도록 할 것이란 전망이 많이 제기됐다.

안방보험은 M&A를 통해 설립 10여 년 만에 자산 기준 중국 3위 보험사로 성장했다. 2014년 미국 뉴욕에 있는 힐튼그룹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를 19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 금융회사도 잇따라 사들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금 출처와 정치권 유착 등에 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중국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안방보험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우샤오후이는 지난해 2월 불법 자금 조달과 사기,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8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안방보험 경영권은 같은 달 인민은행 등 5개 부처로 구성된 팀으로 넘어갔다.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안방보험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608조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