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 사건 발생 후 동맹국들에게 해상 호위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외교부가 "아직 공식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피격됐다.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와 대(對)이란 경제제재 복원 이후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이란은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몰렸다.

이란의 갈등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해협과 인근 해역에서의 선박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과 연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가 미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나설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 호르무즈해협 및 인근 해역에서의 선박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 연합군 형성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견을 포함해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미국 측의 제안이 있었느냐'는 후속 질문에 "방금 말씀드린 입장과 관련해서 미국 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그런 구상을 갖고 있다고 미국 합참의장이 설명한 것 같다"면서도 "외교 경로를 통해서 요청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미국이 요청하면 이란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연합체 구성이 완료되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견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합체는 해당 해협에서 유조선과 상선을 호위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3분의 1이 지나는 해상 요충지다. 지리적으로는 이란의 남쪽으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다. 바브 엘 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좁은 해역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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