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볼턴·네타냐후가 핵합의 죽이려 트럼프 현혹"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배후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같은 이란에 적대적인 '매파'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볼턴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우라늄 농축을 '제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05년(실제는 2004년)에도 유럽 3개국과 이란 간 파리 협약을 깼다.

결과는? 이란은 2012년까지 우라늄을 100배로 농축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때와 똑같은 망상을 지닌 그들이 지금은 핵합의를 죽이려고 트럼프(미 대통령)를 현혹했다.

그들은 (과거에서) 배운 게 없지만 전세계는 알아야 한다"라며 책임을 돌렸다.

지난 2002년 8월 이란 반정부 조직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폭로한 뒤 유럽 3개국(영·프·독)은 이란과 외교적 접촉으로 2004년 11월 파리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조지 부시 미 정부가 적대적인 대이란 정책을 강화하고 공교롭게 2005년 이란에서도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협약은 흐지부지됐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가속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본인이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핵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며 파기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사실이지만 자리프 장관은 종종 볼턴 보좌관 등을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목하곤 했다.

자리프 장관은 5월에도 트위터에 "'B팀'에 들볶인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산더 대왕과 칭기즈칸, 다른 침략자들이 이루지 못한 일을 성취하려고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B팀'은 이란에 적대적인 볼턴 보좌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MBS), 무함마드 빈 자예드(MBZ)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뜻한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뉴욕을 방문해 아시아 소사이어티에 초청됐을 때도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목적은 대화냐, 정권교체냐'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굴복시켜 대화로 끌어내려 하지만 'B팀'은 최소한 정권교체를 원한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