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국(CBO)이 연방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달러로 오르면 최대 37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700만 명가량이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 실질 가계소득은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CBO는 철저한 독립성을 바탕으로 의원들에게 정책 효과 등을 제시하는 연방기관이다.
美의회예산국 '최저임금' 경고…"15달러로 올리면 370만명 실업"
CBO는 8일(현지시간) ‘연방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가계소득에 미치는 효과’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이같이 분석했다. 미 하원은 2025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법률안을 이달 말 표결하기로 했다. 바비 스콧 민주당 하원의원(버지니아) 등이 발의한 법안이다.

미 연방 차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현재 7.25달러다. 이를 15달러로 올리면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1700만 명은 직접적 수혜, 15달러를 살짝 넘게 받아온 1030만 명도 간접적 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3분의 2의 확률로 실업자를 최대 370만 명까지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값을 따져도 실업자가 130만 명이나 생긴다. 특히 실업자는 여성, 저학력, 고령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CBO는 “대부분의 저임금 근로자는 임금이 증가하겠지만 (일부) 저임금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취업자 소득은 올라가지만, 실업자 발생으로 미국의 실질 가계소득은 2025년 90억달러(0.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또 기업 수익을 줄이고, 제품 가격 인상을 부를 것으로 관측했다.

최저임금을 12달러로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500만 명이 임금 인상의 직접적 혜택을,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임금을 받는 640만 명은 간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자는 30만 명(중간값)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4월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한 설문에서 연방 최저임금이 시간당 10.01~13.00달러로 높아지면 어떤 수준이든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또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경제학자들도 평균적으로 최저임금은 시간당 10.83달러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스티브 워맥 공화당 하원의원(아칸소)은 “이 법안이 제정되면 미국 노동자와 가족은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