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 이어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자유무역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우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1일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만나 중국과 유럽연합(EU)간 협력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 4월 ‘중국‧중동부 유럽 글로벌 동반자 센터’가 문을 열었다”며 “중국은 유럽 국가와 경제, 무역, 투자, 협력에 힘쓰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마무카 바흐타제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총리와 회동에서는 “그루지야가 유라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처음으로 자유무역을 한 국가”라며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할 의향을 내비쳤다.

리 총리는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에게는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키고 개방 및 포용의 세계경제 체제를 지킬 것”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호주의 반대와 다자주의를 역설한 바 있다. 중국 지도부 서열 1, 2위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하는 다자주의 자유무역 진영의 세 규합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하계 다보스포럼은 ‘리더십 4.0, 세계화 신시대 성공의 길’을 주제로 열렸으며 100여 개국에서 1900여 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학자 등이 참석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