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유럽연합(EU) 투자자들은 네슬레, 노바티스 등 스위스 주요 기업 주식을 스위스 증권거래시장에서만 사야 한다. EU와 스위스의 양자협정 합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월 3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7월부터 스위스와 다른 EU 증시 간 동등한 지위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EU 회원국에 본사를 둔 은행과 주요 펀드들은 스위스 증시에 상장한 기업 주식을 거래하려면 반드시 스위스 취리히 증권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EU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는 그동안 양자협정을 통해 EU 회원국과 비슷한 지위를 누려 왔다.

이번 조치로 EU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워지면 스위스 자본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 투자자들의 스위스 기업 주식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스위스 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소비재 업체 네슬레와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 등이 있다.

스위스의 이민 쿼터제가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 스위스는 2014년 국민투표를 통해 EU 시민권자의 취업 이민에 쿼터를 두기로 했다.

EU는 이후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며 취업 제한을 풀어줄 것을 스위스 정부에 줄곧 요구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EU 비회원국과의 규정을 강화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 거세졌다.

작년 말부터 EU는 이민 쿼터제 폐지 없이는 스위스 증권거래소의 동등 지위도 갱신할 수 없다고 스위스를 압박했지만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EU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스위스는 더 이상 협상을 진전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