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담판’을 하루 앞둔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에 맞설 우군 확보에 총력전을 폈다. 시 주석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양자 및 다자 회동을 통해 다자주의 수호와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강조했다.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유엔이 다자주의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시종일관 다자주의와 유엔이 국제무대에서 발휘한 적극적인 역할을 지지해왔다”면서 “국제 정세가 복잡할수록 유엔의 권위와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유엔의 깃발 아래 더 큰 단결과 진보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도 회동을 하고 대(對)미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5개국 정상회담에서 국제무역 안정과 보호주의에 맞서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일부 선진국이 통상 마찰과 경제 봉쇄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런 조치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증폭하는 최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무역질서를 망치는 것은 일방적인 보호주의 조치”라며 “우리들의 공통 이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글로벌 규모로 평화와 안정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 같은 환경에서 브릭스 각국이 외부 리스크에 대처하는 내성과 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연대를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도 “글로벌한 발전을 위한 공정하고 지속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브릭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시 주석에게 힘을 보탰다. 모디 총리 역시 “일방주의가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 무역체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거들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29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총공세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 등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등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관영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맞서 상호 협력하고 공영해야 미·중 무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와 환구시보도 공동 사설을 통해 “미국이 아무리 관세 카드를 꺼내 압박을 가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성의만이 긴장 국면을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