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에 中영향력 과시…지렛대 활용해 '北조건대로 핵협상' 압박"
NYT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트리오의 '스트롱맨 댄스'"
외신 "G20 앞두고 만나는 북중…대미카드 확보할 '윈윈 회담'"

외신들은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이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과 미중 무역 담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있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사된 이번 방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고전 중인 북중 정상들에게 각각 힘을 실어주는 '윈윈 회담'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AP통신은 "시 주석의 방북은 엄청나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며 "불확실하긴 하지만 각국이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방북 타이밍이 단순히 우연이라고 절대 생각할 수 없다"며 "북중 정상과의 우정을 즐겨온 트럼프 대통령은 두 친구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질투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NYT는 최근 북중미 3국 정상의 관계를 "함께 하는 목적은 각자 매우 다르지만 때로 이해가 맞아떨어지기도 하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트리오의 '스트롱맨 댄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 주석으로서는 이번 방북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블룸버그는 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시 주석의 방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알리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 대화를 나눈다.

NYT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핵협상에 대한 진척을 이뤄낸 후 이를 미중 무역협상에서 지렛대(레버리지)로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했다.

AP는 "G20을 앞두고 방북한 것은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 문제에 키 플레이어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홍콩의 거센 반중 시위로 곤혹스러워진 시 주석으로서는 국제 뉴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은 시점에 때맞춰 방북이 이뤄진 것이라고 NYT는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시 주석의 방북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 외에 다른 선택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NYT는 "여전히 하노이 회담 실패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국제무대로 복귀하는 한 걸음"이라고 표현했다.

CNN 방송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이번 만남이 두 지도자에게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CNN에 "시 주석은 중국이 아시아 안보에 관한 결정에서 배제될 수 없는 '키 플레이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이 북한 핵위협 종식 노력에서 도움이 될 수도, 방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로라 로젠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중국 담당 국장은 시 주석의 방북이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선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은 자신이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강력한지를 자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실탄을 얻은 셈"이라고 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면 그 전에 핵무기를 먼저 해체하라'는 요구를 내려놓으라고 설득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민타로 오바 전 미 국무부 한일담당관은 블룸버그에 "두 정상은 주로 북한의 조건에 따라 북한과 핵 외교를 하라고 워싱턴에 압박을 가하려 할 것 같다"며 "단계적인 비핵화 접근과 부분적인 제재 해제"가 북한의 핵 협상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북이 미국의 압박 작전에 대한 역내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와 경제 이슈를 분리하기 때문에 시 주석이 북한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대화를 위한 '협상칩'으로 활용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있다고 AFP는 소개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