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이도가 배후"…과이도, 국제투명성기구 감사ㆍ콜롬비아 조사 수용
베네수엘라 野 인사 2명 국제 기부금 횡령 의혹…검찰 수사 착수
'한나라 두대통령' 사태로 정국혼란이 계속되는 베네수엘라의 야권 인사 2명이 콜롬비아로 망명한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부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매체인 판암 포스트와 국영 방송 V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렉 윌리엄 사브 검찰총장은 전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명한 대표 2명이 콜롬비아로 망명한 자국 군인을 돕기 위해 배정된 자금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브 총장은 콜롬비아 쿠쿠타로 탈영한 군인들의 호텔비 등에 사용할 지원금의 집행업무를 맡은 로사나 바레라와 케빈 로하스가 지원금 중 일부를 비싼 옷과 자동차 등을 사고 고급 호텔 숙박료로 탕진했다며 과이도 의장이 배후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관련 증빙서류를 위조하고 탈영병의 수를 부풀려 횡령을 정당화했다며 검찰이 돈세탁, 부패, 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이런 부패 혐의들은 과이도 의장이 외세에 의해 도용된 베네수엘라 국가 소유의 계좌에 있는 국민의 돈을 훔치고 자금이 투명성 없이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의혹이 불거지자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번 사건의 조사를 지시했으며, 범죄 혐의가 제기된 콜롬비아의 당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국제사회 기부금 유용 등 횡령 의혹과 관련한 국제 투명성 기구(TI)의 감사와 콜롬비아 검찰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일부 야권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작년 5월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8%의 득표율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23일 작년 대선이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야권은 정권 퇴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 2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원조 물품을 반입하려 했지만 정부가 이를 결사적으로 막는 와중에 1천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군인이 콜롬비아로 건너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맞서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4월 30일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