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국제 유가는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호르무즈해협이 차단될 가능성이 낮고, 미국 등 산유국들의 글로벌 원유 생산능력과 재고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닐 애킨슨 국제에너지기구(IEA) 원유 산업·시장 총괄은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콜럼비아대 강연에서 “국제 유가가 미국과 이란간의 긴장으로 단기 상승할 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요 둔화, 물가 하락, 공급 과잉 등으로 오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사태는 분명히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시장은 제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시장은 아직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석유 공급에 대한 커다란 위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이 충분한 추가 공급 능력을 갖고 있으며, 재고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 국가들은 하루 320만배럴의 예비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애킨슨 총괄은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공급 차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명확히 전하고 있다”고 이란의 해협 차단 가능성을 낮게 봤다.

애킨슨 총괄은 미국의 셰일오일이 안정적으로 증산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셰일산업에서는 합병이 활발하다”며 “이를 통해 셰일회사들의 재무 능력과 채굴 기술이 좋아져 증산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2018년 하루 1100만배럴에서 2024년 1370만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IEA는 향후 5년간 세계 수요가 매년 하루 120만배럴, 즉 5년후엔 지금보다 하루 7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그는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최근 두달 연속으로 연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는 “미국 브라질 등의 증산을 감안할 때 OPEC은 감산 노력을 계속해야할 것”이라며 OPEC이 다음달 초 비엔나 회의에서 하반기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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