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향후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3℃ 높아지면 미국 대도시에서 수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CN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년래 최악의 폭염이 미국을 엄습하면 뉴욕을 포함한 15대 대도시에서 2만여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도시별로는 뉴욕에서 6천명에 가까운 시민이 숨지고 로스앤젤레스에서 2천500여명, 마이애미에서 2천300여명이 각각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전망이다.

폭염은 주로 노약자와 옥외 노동자, 빈곤층에 큰 위협이 되며 특히 포장 도로와 건물들이 밀집된 대도시는 도심 열섬이 형성되는 탓에 폭염에 더욱 취약한 환경이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기상학자 유니스 로와 동료 연구원들은 기온이 오는 2100년경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3℃와 2℃, 그리고 1.5℃를 넘는 3개 시나리오를 각각 설정하고 30년래 최악 수준인 폭염이 닥칠 경우의 인명 피해를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현재 설정된 이산화탄소 억제 목표만을 지킨다면 장차 지구의 평균 기온이 3℃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후변화 미온 대응땐 미국서 2만명 폭염으로 사망할 수도"
2℃ 상회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에서는 이들 대도시에서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죽음을 피할 수 있고 1.5℃를 넘는 시나리오에서는 예상 사망자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공동 저자인 유니스 로는 지구 온난화를 현재의 목표치보다 낮춰 폭염과 관련된 죽음을 예방할 수 있는 "희망, 매우 작은 기회의 창문은 실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의 목표치 달성은 필수적인 것으로, 미국의 공중보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산하 건강·지구환경 센터의 에이런 번스타인 공동센터장은 폭염과 관련된 인명피해를 도시별로 예측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폭염과 관련된 부상자들을 다루지 않은 것은 흠이라고 논평했다.

미국에서 매년 여름 6만5천명의 환자들이 폭염으로 인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유니스 로는 노인과 저소득층 주민을 포함해 각 도시의 금세기말 인구를 예측할 수 없었고 대도시 당국과 거주자들이 앞으로 폭염에 더욱 잘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