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14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고 했던 문 의장이 전날 사과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하토야마 씨와의 만남 때 나온 말이므로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2009~2010년 민주당 정부를 이끌었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만나 "(일왕 사죄 발언으로)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지난 2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일왕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스가 장관이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문 의장의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등 일본 내에서 항의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런 일본 측 반응에 문 의장은 "사과할 쪽이 사과는 안 하고 나한테 사과하라는 것은 뭐냐.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으로 적반하장"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고, 스가 장관은 "(문 의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해 분노를 금치 못 한다"고 논평하는 등 갈등이 고조됐었다.

문 의장 측은 이번 사과에 대해 "문 의장이 한국은 한국의 입장이 있고 일본은 일본의 입장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보조: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日정부, 문희상 의장 사과 표명에 "노코멘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