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올린 지 반 년만에 다시 인하 방향으로 돌아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7.75%에서 연 7.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 등에 따라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 신흥국 자본 유출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배경으로 설명했다.

러시아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9월과 12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다시 인하 기조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무역량 감소와 중동 지역에서의 정세 불안 등으로 올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최소 한 차례 더 금리를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발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추기도 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4일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도는 올들어 벌써 세 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지난달에는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이슬란드, 스리랑카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낮췄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