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항 또 공격. 이번엔 미사일"
공격 배후 놓고 '갑론을박'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예멘 후티 반군 "사우디에 미사일 공격했다"

중동 일대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 아라비아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매체 알마시라TV는 이날 이른 오전(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바 공항을 순항미사일(크루즈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의 피해 규모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우디 측은 공격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에멘 후티 반군은 최근 사우디에 대한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을 부쩍 늘리고 있다. SPA에 따르면 이 드론은 사우디 남부 카미스 무샤이트 지역을 공격하려 했으나 사우디가 이를 막았다. 후티 반군은 지난 9일에도 예멘 국경 인근에 있는 사우디 지잔 공항에 드론 공습을 벌였다. 당시 알마시라TV는 “이번 공격은 침략국이 공항을 예멘 공격 기지로 쓰는 데에 대한 대응”이라며 “예멘을 침략하는 데에 사용된 전투기 활주로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21일엔 지잔 공항에서 약 200㎞ 떨어진 사우디 나즈란 공항에도 드론을 보내 공격했다. 나즈란 공항에는 패트리엇 지대공 요격 미사일 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군사·산업시설 등 핵심 표적 300여곳에 대한 자료를 축적했다면서 추가 공격도 경고했다.

일각에선 후티 반군의 이같은 움직임을 사실상 이란의 대(對)사우디 공격을 대신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종파가 다른 이란과 사우디는 그간 중동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시리아와 예멘에서 일어난 내전에서 각각 다른 편을 들며 대리전을 치렀다. 수니파 맹주 격인 사우디는 예멘에서 예멘 정부를, 시아파 좌장을 자임하는 이란은 후티 반군을 지원했다.

미국과 사우디 등도 후티 반군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했다. 지난달 14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송유 펌프장을 드론 공격하자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차관은 “이번 테러는 이란 정권이 사주해 후티 반군이 행한 것”이라며 “이란이 국가 팽창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후티 반군을 도구로 삼은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후티 반군은 사우디 등의 ‘이란 배후설’을 각각 부인하고 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지난달 “이란은 그 누구도 위협하거나 공격을 사주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후티 반군의 수장인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는 “후티 반군은 어느 쪽의 대리군도 아니다”라며 “후티 반군은 드론이든 무엇에든 다른 주체의 명령을 받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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