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사진왼쪽)이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에게 북한 선박의 불법 유류 환적 장면을 담은 사진첩을 전달했다.

섀너핸 대행은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웨이펑허 부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선물이라며 사진첩을 건넸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32쪽 분량의 사진첩에는 북한 선박의 유류 환적 장면이 촬영된 사진과 위성 이미지가 담겼으며, 날짜와 시간, 장소 등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웨이펑허 부장은 놀란 기색으로 이를 받아 곧바로 동석한 참모에게 넘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첩에는 북한 유조선인 금운산 3호가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과 호스를 연결하고 있는 사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된 날짜는 작년 6월 7일로, 유엔은 같은 해 10월 두 선박을 유엔결의 위반 혐의로 제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북한 선박인 안산 1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정제유를 내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미국이 사진첩을 통해 중국 인근 해안에서 대북경제제재 위반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중국 정부에 조치를 촉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섀너핸 대행은 “미국과 중국 해군은 유엔제재 결의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