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 (2) '내가 없으면 전기차도 없다' 란타넘(La)
란타넘(La·원자번호 57)은 희토류 원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란탄족 원소들 중 주기율표의 가장 첫 번째 자리에 있는 대표 희토류 원소다. 1839년 스웨덴의 광산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1900년대 중반까지는 대량 생산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이후 정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여타 희토류와 비교했을 때 란타넘은 그리 희소한 원소는 아니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32ppm(1ppm=0.0001%)로, 대략 28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희토류 금속 중에서는 세륨(Ce, 지각 존재비 46ppm) 다음으로 많이 존재한다. 다만 분리하고 추출하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귀하게 여겨지고 있다.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 (2) '내가 없으면 전기차도 없다' 란타넘(La)
란타넘이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란타넘은 과거 용접 장비, 캠핑용 램프, 극장의 영사기 따위에만 사용됐다. 하지만 란타넘을 주요 재료로 하는 니켈수소 합금 전지가 발명되면서 그 위상이 변했다. 니켈수소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안정성이 더 높기 때문에 오늘날 전기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도요타의 대표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한 대에는 란타넘이 12㎏가량 들어 있다.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 (2) '내가 없으면 전기차도 없다' 란타넘(La)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등에 첨가제로서 사용되거나 발화합금의 성분이 되기도 한다. 라이터 돌에 사용되는 미시메탈도 란타넘을 주요 성분으로 한다. 또한 사진기, 현미경, 망원경 등의 렌즈 유리, 광섬유, 적외선 흡수 유리와 같은 특수 유리에도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란타넘 매장량을 가진 것은 중국이고 그 다음은 미국이다. 1960~1990년대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의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대부분 채광됐으나 현재는 중국이 사실상 생산량을 독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공급되는 란타넘의 99%가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