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車업체들 수십억달러 타격" 분석
트럼프 멕시코 관세는 자동차업계에 '설상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 문제해결을 압박하며 멕시코에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관세가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멕시코에 5% 관세를 부과하면 자동차업계가 당장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겠지만, 25% 관세가 장기간 계속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 행렬을 막지 못하면 6월 10일부터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5% 관세를 물리고 이를 차례로 올려 10월 1일부터는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 주요 공급업체들이 물게 될 비용을 2억1천500만달러∼10억7천만달러(약 2천500억∼1조2천600억원)로 추산했다.

도요타 북미 판매법인이 지난 3일 미국 내 딜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도요타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인 중형 픽업트럭 터코마의 65%는 멕시코 공장에서 수입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의 분석에 따르면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25%로 오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63억달러(약 7조4천300억원), 피아트크라이슬러(PCA)는 48억달러(약 5조6천600억원), 포드는 33억달러(약 3조8천900억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부품업체 앱티브는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5% 관세에 따른 비용이 매월 1천700만달러(약 200억원)라고 말했다.

GM의 스티브 키퍼 글로벌 구매·공급망 담당 선임부사장은 4일 한 행사에서 관세 비용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단일 문제는 관세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컨설팅사 LMC오토모티브는 25% 관세가 장기간 계속되면 미국 새 자동차 판매는 연간 최대 150만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연간 신차 판매량은 1천730만대(지난해 기준)이며 이중 멕시코산 자동차는 250만대로 15%가량 차지한다.

LMC는 관세로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가격이 평균 8천500달러(약 1천만원) 상승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조립을 위한 부품을 고려하면 미국 평균 판매가가 2천500∼3천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거의 600억달러(약 70조7천900억원)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수입했다.

LMC는 "장기간 관세 부과 시 멕시코는 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고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