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주류 회사 산토리홀딩스가 미국의 위스키 회사 빔을 인수한 지 5년 만에 매출 2배의 성과를 냈다. 순부채도 1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산토리와 빔이 마침내 섞였다(blend)’며 이같이 전했다.

120년 전통의 일본 주류회사 산토리가 미국 위스키 회사 빔을 인수한 건 2014년 1월이다. 인수가는 160억달러에 달했다. 주류 시장의 반응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일본과 미국의 기업 문화와 전략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빔의 핵심 간부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빔 인수 5년 만에 매출 2배로 키운 日산토리
하지만 타케시 니나미 산토리홀딩스 회장은 미국과 일본 내에서 주류 판매를 확대하면서 차근차근 매출과 이익 목표를 달성했다. 빔은 다른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급 위스키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을 내놨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위스키 수요 급증이 빔의 매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니나미 회장은 2015년 빔의 본사를 미국 일리노이주 교외에서 시카고 시내로 이전하도록 밀어붙였다. 본사를 술집과 식당이 밀집한 시카고 시내로 이전함으로써 소비자 동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여겨서다. 일부 직원들은 본사 이전이 많은 비용이 든다며 반대했다. 니나미 회장은 “내가 빔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기 위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산토리는 2030년까지 신흥 시장에서 30억달러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연간 매출의 70% 이상을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다. 신흥 시장에선 영국의 디아지오, 프랑스의 페르노 리카드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일본 지역의 인건비 및 물류 비용 증가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