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딸 "트럼프, 아버지처럼 위대하지 않아서 집착"

미국의 베트남 전쟁 영웅으로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버지만큼 위대하지 않아서 집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주 초 일본 내 미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이 매케인 의원의 이름을 딴 전함이 보이지 않도록 이동시키길 원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고 나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3박 4일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요코스카에 있는 미 해군기지를 방문해 강습 상륙함 '와스프'에서 연설했는데, 이 기지에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정박해 있었다.

매케인의 딸 미건 매케인은 30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출연해 WSJ 보도에 대해 "내가 자주 아버지 얘기를 하고, 얼마나 슬픈지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언론에서 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계속 뉴스에 등장한다.

그래서 슬픔의 과정을 헤쳐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등감' 탓에 매케인을 계속 공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 정치권 거목이던 아버지의 유산과 명예를 되레 "정치적인 무기로 이용"하는 형태에 대해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존 매케인함'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달라고 한 것은 부인했으나, 누가 그렇게 했든 간에 그것은 '좋은 의미'라고 비꼬았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는 어떤 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자신은 매케인의 팬이 아니라고 말했다.

미건은 "트럼프가 군인들을 끔찍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군대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어떻게 해서든 보여주기를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로 매케인과 앙숙으로 지냈다.

대선 당시 매케인은 인종 차별 발언과 성추문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를 앞장서서 비판했고,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등 주요 정책에 쓴소리를 냈다.

특히 2017년 7월 핵심 대선공약인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의회 표결에서 매케인이 던진 반대표 탓에 부결되자, 트럼프는 이 일을 곱씹으며 공개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매케인이 뇌종양으로 별세하자 공식적인 조기 게양 명령을 내리지 않을 것은 물론 백악관 명의의 추모 성명도 내지 말도록 해 비판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