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공개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이달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29일(현지시간) 말했다.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동남아시아를 방문 중인 섀너핸 대행은 이날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규정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시험 발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외교도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과 단절이 있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일본 방문 중 아베 신조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의 사람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주목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트윗을 통해서도 북한 미사일을 “작은 무기들”이라고 부르며 “그 것이 나의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나는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아베 총리도 2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5월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 미 국방부 수장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라고 규정하고 나서면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북한에 대해 모든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이 확정되면 대북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 미·북 대화도 궤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섀너핸 대행은 다만 북한과 대화를 우선시하고 우선시하고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를 지속할 것이며, 국방부의 일은 외교가 실패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초점은 준비에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