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불안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국채값은 크게 올랐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1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미 국채 벤치마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58%포인트 내린 연 2.268%까지 떨어졌다. 2017년 9월 이후 최저다.

이보다 만기가 짧은 2~7년물 국채 금리는 미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하단(연 2.25%)보다 낮은 선에서 거래됐다. 시장에서 Fed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가격도 뛰었다.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가 1주일 넘게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날은 금리가 더 떨어져 연 -0.159%까지 내려갔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연 0.917%로 떨어졌다. 29일 오전 호주 10년물 금리도 기준금리(연 1.5%)보다 낮은 연 1.49%대로 떨어졌다.

채권값은 뛰는 반면 주요국 주가는 급락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 237.92포인트(0.93%) 하락한 25,347.77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3.67포인트(0.84%) 내린 2802.39에, 나스닥지수는 29.66포인트(0.39%) 하락한 7607.35에 거래를 마쳤다.

경기 둔화 우려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겹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 방문(25~28일) 기간에 “중국은 협상 타결을 원하지만 미국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시아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29일 1.21% 떨어진 21,003.37을 기록했다.

워싱턴=주용석/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