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환율보고서 발표 때도 3대 요건 중 하나만 해당하면 제외
美, 韓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엔 긍정평가…원화엔 "저평가" 지적


한국이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 올 가을엔 美 '환율관찰대상국'서 벗어날까

29일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2019년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거시정책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보다 수위가 낮지만, 계속 면밀히 주의해 지켜볼 필요가 있는 국가라는 뜻이다.

미국 재무부는 다만 한국은 이제 환율조작국 요건 3가지 중 한 가지에만 해당하는 만큼, 오는 10월 다음 환율보고서 발표 때에도 한가지 요건만 해당할 경우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명시했다.

미국 재무장관은 종합무역법(1988년)과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라 매년 반기별로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

미국 재무부는 교역대상국들을 평가해, 3가지 요건에 해당하면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으로, 2가지 요건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으로 각각 지정한다.

이번에 일부 강화된 3가지 요건은 ▲ 지난 1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여부 등이다.
한국, 올 가을엔 美 '환율관찰대상국'서 벗어날까

우리나라는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4.7%로 환율조작국 3개 요건 중 1개에만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180억 달러로 떨어져 무역흑자 요건에서 벗어났다.

화학제품과 유류 등 대미 수입 확대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무역흑자가 2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라고 재무부는 지적했다.

외환시장 개입도 지난해 1∼3월에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규모도 GDP 대비 0.2%, 29억 달러 순매도에 불과해 외환시장 개입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외환당국이 1월 원화 절상시기에 37억 달러 순매수 개입을 했고, 2∼3월에는 38억 달러 순매도 개입을 한 뒤 연말까지 중립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또 환율보고서 맨 앞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지난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 것과 관련, 중요한 관행 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공개가 투명하고 계획적으로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말 한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외환시장 안정조치 내역에서 지난해 하반기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약 1억9천만 달러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한국, 올 가을엔 美 '환율관찰대상국'서 벗어날까

미국 재무부는 그러면서도, 한국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시장 상황이 무질서한 예외적인 상황에만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원화 가치가 2010년 이후 계속 저평가됐다고 평가해왔다"면서 "최근 평가에 따르면 원화는 2∼8%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공공부문 부채가 GDP 대비 44%에 머무를 정도로 양호해 내수 확대를 위한 정책 여력이 양호하다며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약화하고 있고,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에서 내수를 강하게 부양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재무부의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면 미국의 환율 감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에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강화됐고, 더욱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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