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 분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간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 분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재무부가 중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을 맞고 있는 중국은 환율에 대한 부담까지 커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 등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교역 상대국들에 대한 압박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정부가 앞서 통화 가치가 떨어진 국가들의 수출품에 상계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환율조작의 감시 범위를 넓히고 기준을 훨씬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환율조작을 의심받는 국가로 직접 지목된 만큼 이번 판정을 근거로 한 조치가 이뤄질 경우 첫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단 재무부는 이번 반기 보고서에서부터 환율을 감시할 대상국들의 범위를 미국의 12대 교역국에서 대미 수출입 규모가 400억 달러(약 47조5000억원) 이상인 국가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국가는 21개국으로 늘어났다. 지난 10월 보고서에 등재된 조사 대상국은 스위스, 대만, 한국, 일본,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13개국이었다. 이번에는 태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가 추가됐다.

이 같은 감시망 확대의 배경에는 글로벌 교역 상대국 전체를 아울러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익을 보는 국가를 '환율보조금 지급국'으로 보고 상계관세를 물리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환율로 인한 교역 상대국의 무역 흑자를 관세부과로 상쇄하고 대가를 묻겠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통화가치 하락에 정부나 중앙은행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이른바 '환율조작국'으로 불리는 심층분석대상국을 판정하는 기준은 ▲ 대미 무역흑자 규모 ▲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중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인 한 방향 개입이 이뤄졌는지 여부 등 세 가지다. 경상수지 흑자의 비중은 기존 GDP 대비 3% 이상에서 2%로 이상으로, 외환시장 개입 기간을 12개월 중 8개월에서 6개월로 한층 강화됐다.

이번에는 작년 10월과 마찬가지로 기준 3개를 모두 충족하는 심층분석대상국은 지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준 2개를 충족하거나 대미 무역 흑자가 큰 관찰대상국은 기존 6개국에서 9개국으로 확대됐다. 중국,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이 이번에 그 목록에 올랐다.

미국이 시작한 환율전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 이들 국가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기술 도둑질'을 비롯한 불공정행위로 대미 무역 흑자를 늘렸다는 비난과 함께 미국의 '관세 폭탄'을 맞고 있는 중국은 환율에 대한 부담까지 커질 전망이다.

중국에 대해 재무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포함해 환율의 투명성이 결여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중국이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를 피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며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어조를 높였다.

한편 한국에 대해서는 관찰대상국 기준 1개에 부합하는 현 상태가 유지되면 다음에 목록에서 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의 양자협정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미 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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