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 공세는 자제…日王, 첫 국빈 트럼프와 환담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축하차 일본을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간 예민한 경제 문제는 일본의 7월 참의원(상원)선거 이후로 미루는 배려의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이 공정하게 진행되길 희망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일본 측에 대한 공세적인 태도는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27일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도쿄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 협상에 대해 “양국 경제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장벽을 제거하고 미국의 수출품이 공정하게 일본 시장에 뿌리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 등을 거론하긴 했지만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표현은 없었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뜨거운 감자’로 불렸던 경제 문제에 대해선 이견을 자제하는 한편 양국 간 친선 행보는 대내외적으로 적극 피력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왕궁)를 방문해 이달 새로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 부처를 예방했다.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는 고쿄 내 규덴(宮殿·궁전) 건물의 차량용 현관에 마중 나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경험이 있는 나루히토 일왕과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외교관 생활을 한 마사코 왕비는 영어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일본 육상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한 뒤 스모와 일본 전통 등을 주제로 대화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을 즉위 후 첫 국빈으로 초대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치르는 등 다양한 역사가 있지만 이를 딛고 지금의 좋은 관계가 구축됐다”고 언급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