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어산지, 기밀 정보원 신원 공개"…'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美, '위키리크스' 어산지 추가 기소…'기밀 공표' 등 18개 혐의

미국 법무부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7)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어산지에 대해 군사·외교기밀을 공표한 혐의 등 17개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지난달 컴퓨터해킹을 통한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한 것을 포함해 어산지에 제기된 혐의는 총 18개로 늘어났다.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어산지는 수십 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법무부는 어산지가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과 공모해 정부 기밀자료를 빼냈으며, 미군과 외교관들의 기밀 정보원 신원을 포함한 다량의 기밀자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어산지가 미국과 동맹국에 해를 끼치고 적국을 도우면서 미국의 안보를 해쳤다는 것이다.

특히 어산지에 의해 신원이 공개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정보원들, 언론인, 종교 지도자, 인권운동가, 반체제 인사 등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고 법무부는 말했다.

사법당국 관계자는 국무부가 어산지에게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으나 위키리크스가 이를 묵살했다고 전했다.

이번 어산지 기소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보통 기밀을 유출한 공무원 등에게 적용되던 방첩법 위반 혐의가 기밀을 공표한 이에게 적용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어산지의 변호인은 배리 폴락은 곧바로 이번 기소가 "미국 정부의 조치를 공공에 알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언론인"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언론단체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도 이번 일이 언론 자유에 "대단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법무부는 그러나 어산지의 행동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존 디머스 법무부 차관보는 "어산지는 언론인이 아니다"라며 "언론인이든 누구든 책임감 있는 자라면 기밀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개인의 이름을 고의로 공개해 그들을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외교 전문 등을 공개했던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지난달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보석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미국은 영국에 어산지 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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