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 농산물 등에 부과한 보복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체결한 새 무역협정(USMCA) 비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1일 캐나다와 멕시코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보복에 나서면서 북미 3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됐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지난해 11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한 USMCA에 서명하면서 무역전쟁이 완화됐다.

미국은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수입이 급증할 경우 다시 고율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중국산 철강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우회 수출되는 걸 막기 위해 원산지 확인 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USMCA 비준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북미 3개국은 지난해 11월 USMCA 합의 후 의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지만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보복관세가 걸림돌이 돼 왔다. 특히 캐나다는 관세 철폐 없이는 의회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철폐 조치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물량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25% 관세를 면제받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수입물량 제한을 수용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여전히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