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턴 前 美국무부 차관보 대행, 홍콩 SCMP에 밝혀
'합의문 공개·이행 관세 부과' 등도 이견 커
"中, 의무사항 이행할 구체적 조치 반대해 무역협상 무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것은 중국 측이 의무사항 이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를 적시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SCMP에 "미국이 중국 측에 특정 부문에서 중국이 이행해야 할 의무를 상세하게 기술한 문서를 건넸지만, 중국으로부터 돌려받은 문서에서는 구체적인 사항이 모두 삭제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중국 측은 국내 여론을 의식해 합의문이 공개되는 것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은 "중국 측은 누군가가 그들에게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반면에 미국은 (무역협상을 통해) 얻어낸 것을 대중이 알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행 관세의 부과 여부를 놓고도 큰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장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길 원했다"며 "하지만 중국 측은 이행 메커니즘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합의문 초안이 중국 관료들에게 공개됐을 때 내부에서 강한 의구심이 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당한 양보를 하리라 기대하고 미국 측의 요구를 고수했지만, 이러한 기대는 무산됐다"고 전했다.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추가 관세 철폐, 중국이 구매할 미국산 제품의 규모, 평등과 존엄의 원칙 고수 등 세 가지 부분에서 양측의 견해차가 컸다고 밝혔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산 제품의 구매와 관련해 미국이 첨단기술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도 중국 측에 미국 제품의 구매 확대를 요구하는 것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미국 측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에서 중국 측의 약속 이행을 검증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일종의 주권 침해로 여겼다"며 "당분간 무역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