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이유로 불참…WP "미국이 동맹과 조화 못 하는 사례"
트럼프, 증오콘텐츠 규제선언 빠지고 "정치적 검열 신고"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증오나 폭력을 선동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규제하자는 국제 선언에 불참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의 부당한 검열을 신고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검열을 했다고 주장해 온 가운데 미국이 국제 사회의 주요 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은 인터넷 이용자를 상대로 주요 소셜미디어로부터 부당하게 검열 등을 당한 경험에 관한 조사를 15일(현지시간)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증오콘텐츠 규제선언 빠지고 "정치적 검열 신고" 촉구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언론의 자유를 신장해야 한다"면서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조사에 응할 수 있는 양식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너무 많은 미국인이 계정을 정지·차단당하거나 이용자 정책을 위반했다는 불명확하고 부당한 신고를 당한다"며 "만약 정치적 편견이 당신을 겨냥한 그런 조치를 유발했다고 의심한다면 그런 사연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백악관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부당한 검열이 우려되는 플랫폼으로 지목한 뒤 응답자가 이름과 연락처, 계정 정보, 소셜미디어 측과의 대화를 담은 화면 사진 등을 제공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 콘텐츠가 증오와 폭력으로 물드는 것에 맞서자는 국제적 선언에 미국 정부가 불참 의사를 밝힌 직후 이런 조사가 추진돼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페이스북, 아마존, 유튜브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15일 파리의 '크라이스트처치 콜' 회의에서 테러나 폭력적 극단주의 콘텐츠, 증오 표현의 즉각적인 차단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이 회의는 올해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이슬람회당)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플랫폼이 폭력을 키우는 장으로 변질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추진됐다.

프랑스와 뉴질랜드 외에 호주, 캐나다, 독일, 인도네시아, 인도,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요르단,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네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유럽연합(EU)의 주요 지도자가 성명에 서명했으나 미국은 불참했다.
트럼프, 증오콘텐츠 규제선언 빠지고 "정치적 검열 신고" 촉구

백악관 관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정부가 크라이스트처치 콜 회의의 성명에 공식적으로 서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현재 공개 지지에 동참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크라이스트처치 콜에) 반영된 전반적인 목표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간 소셜미디어 등을 운영하는 회사가 보수 진영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시각을 표출했다.

예를 들어 그는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에 관해 "1억 명 이상, 만약 트위터가 정치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한다"고 하는 등 트위터가 정치적인 이유로 공화당 진영을 차별하고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콜 불참은 검열 사례에 대한 조사와 맞물려 온라인 콘텐츠를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 국제 사회와 다르다는 점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조사를 전례 없는 것으로 규정했으며 미국이 크라이스트처치 콜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운 동맹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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