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여파로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가 중국 내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척 로빈슨 시스코 최고경영자(CEO)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여름부터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스코는 전 세계에 분산된 공급망을 갖췄기 때문에 차질없이 생산지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중국 등 13개국에 공장을 갖고 있다.

시스코는 중국 화웨이와 경쟁 관계인 미국의 대표 통신장비업체다. 시스코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장비들도 지난 10일부터 미국의 추가 관세 품목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로빈슨 CEO는 “(관세 부과로 지난주에 올린 제품 가격은)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미중 무역 분쟁에 직접 노출되는 업종임에도 지난 1분기(1~3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실적을 내면서 15일 3% 이상 주가가 올랐다. FT는 “시스코가 지난 1분기 견조한 성장으로 세계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부터 회복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