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확전 속 지표 불안에 진화 나서…"中경제 근성 강해"
中관영매체 "경제지표 단기 파동일 뿐…대규모 부양 할 때 아냐"
최근 중국 경제의 주요 지표가 다시 악화하면서 시장 일각에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대규모 추가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중국 증권일보는 16일 "경제지표가 단기적인 파동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물을 퍼붓는 식의 대규모 부양 정책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아이화(柳愛華)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전날 4월 주요 경제지표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3월과 4월 사이 일부 경제지표가 파동을 나타냈지만 경제 흐름을 판단하려면 (장기적인) 추세를 더욱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전체 지표를 종합해봤을 때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안정 속에서 전진하는 '온중구진'(穩中求進)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쿤룬건강보험의 장웨이(張瑋) 수석 이노코미스트는 증권일보에 "생산 관련 지표가 다소 떨어졌지만 예상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대규모로 물을 붓는 식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증권일보는 국무원 직속 당보인 경제일보 산하의 증권 전문지다.

관영 신화통신도 분석 기사에서 "15일 발표된 4월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중고속 발전'을 지속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 경제의 근성은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관영매체들의 논조는 미국과의 갈등이 재차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제한적이라면서 '대미 항전' 의식을 고취하는 최근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호전 기미를 보이던 중국 경기가 다시 나빠지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4월 산업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분쟁 격화 속에서 국내 소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4월 소비 증가율은 16년 만에 가장 낮은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작년의 '6.5%가량'에서 '6.0∼6.5%'로 낮춘 가운데 2조1천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로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6.4%를 기록하면서 분기별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가 일단 진정되고 이어 나온 수출, 소비, 투자, 신규 대출 등 주요 경제지표들도 일제히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국 경기가 호전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다소 성급한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부분적인 경기 호전 조짐이 나타나고 미중 무역 협상 타결 기대까지 커지는 가운데 중국 당·정은 최근 부양 강도를 낮추고 다시 원래의 장기 정책 목표인 산업 구조 선진화, 부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춰나가겠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다시 약해지고 미국과의 갈등 역시 전면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지도부는 산업 구조 선진화와 부채 비율 관리라는 장기적인 정책 목표와 단기 경기 부양 사이에서 절충점을 모색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