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亞문명대화 개최…하반기도 초대형 국제행사 줄이어
중국 주도 신형 국제관계 구축해 '미국과 대등한 지위 과시' 의도
소식통 "중국 중심주의 강조…급조한 행사라는 느낌 지울 수 없어"
시진핑, '홈그라운드 외교'로 세 불려 美압박 돌파 시도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초대형 국제행사를 자국에서 잇달아 개최하는 '홈그라운드 외교'를 앞세워 미국의 압박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홈그라운드 외교'는 시진핑 주석 집권 후 미국과 대등한 신형 국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올해 미국의 공세가 강화되고 신중국 창립 70주년까지 겹치면서 더욱 빈번해지는 분위기다.

1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 말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국제포럼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주최했고, 지난 15일부터는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0여명의 국가 및 국제기구 지도자들을 불러모아 약 64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협력·협의를 체결하며 대내외에 위상을 과시했다.

이 행사는 미국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일대일로 구상이 중국의 전형적인 패권주의 정책이라며 강력히 비판한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어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에 캄보디아와 그리스의 국가수반을 포함해 총 아시아 47개국과 국제기구 고위급을 끌어모아 중국이 아시아의 '맹주'이자 거대 문명의 산실임을 선전했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의 대형 축하 공연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참석해 아시아의 단결을 강조하는 축사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관람객 수만 명이 모인 대형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공연은 각국이 동참했지만 주로 중국 문명의 위대함을 강조하며 중국인들의 자신감과 애국심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또한 중국 전역에 생중계돼 미·중 갈등 속 민심을 다독이는 용도로 활용됐다는 해석도 있다.
시진핑, '홈그라운드 외교'로 세 불려 美압박 돌파 시도

한 소식통은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라는 명칭과 걸맞지 않게 공식 행사나 공연을 보면 '모든 문명이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식의 느낌을 받게 한다"면서 "이번 행사 또한 급조해 각국을 불러 모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을 베이징에 불러 모아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통해 무상 원조 150억 달러를 포함한 6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제공했다.

또한, 그해 11월 처음으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를 미국 압박에 맞선 체제 선전장으로 활용하면서 65조원의 돈 보따리를 풀었다.

'홈그라운드 외교'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업무보고에서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중국어로는 '주창 외교'(主場外交)로 불린다.

중국이 주축이 되는 국제회의나 포럼을 활용해 영향력을 최대한 확대하려는 정책이다.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의 '홈그라운드 외교'는 보아오포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와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통해 우군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중국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신형 국제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신형 국제관계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업무보고에서 선언한 외교 정책으로, 시 주석 집권 1기에 이어 집권 2기에도 지속하는 외교 정책의 큰 줄기다.

이를 반영하듯 시 주석은 올해 일대일로 정상포럼과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계기로 하반기에도 '홈그라운드 외교'를 강화할 전망이다.

신중국 창립 7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열병식과 기념행사 그리고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등을 통해 또다시 전 세계 국가들을 불러 모아 중국 영향력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소식통은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미국과 정면 대결하기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중국은 대형 행사를 명분로 개도국 등을 중국으로 불려들여 대규모 지원을 통해 우군으로 만드는 전략을 적극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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