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미국이 매긴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새 보복 조치가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라시엘라 마르케즈 멕시코 경제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멕시코는 이미 새 보복관세 대상 품목 목록을 완성했다”며 “대통령 보고 절차 등을 거쳐 2~3주 내에 새 목록에 있는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매긴 관세 철회 협상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발효 26년차인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기 위해 새 무역협정 ‘USMCA’를 마련했다. USMCA를 통한 연간 삼중무역 규모는 약 1조2000억 달러(약 1428조 원)으로 추산된다. USMCA는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저스틴 트루도 캐나다 총리, 엘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서명했지만 아직 각국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해 발효 전이다. 미국이 작년 6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부과한 25%, 10% 관세에 멕시코와 캐나다가 반발하고 있어서다. 멕시코와 캐나다 의회 등은 이 관세를 철회해야 USMCA를 비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멕시코는 새 관세 목록으로 미국 경제에 타격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는 기존에도 농산물 등 수십억 달러 규모 미국 물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멕시코의 한 관료를 인용해 “새 목록에 들어가는 품목은 주로 미국 하원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 의원들이 뽑힌 지역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멕시코는 이를 통해 철강 관세 철폐 압박을 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철강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척 그라슬리 미 상원 재정위원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철강 관세가 없어지지 않으면 USMCA는 사실상 발효할 수 없다”며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 등 우방에 관세를 철폐하고, 이들과 협력해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