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던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주가가 상장 이틀 만에 18% 가까이 폭락했다. 수익성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성장 속도까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매물이 쏟아졌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미·중 무역갈등 고조로 미 증시 전체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증권시장에서 우버는 10.75% 하락한 37.10달러에 장을 마쳤다. 주당 45달러에 공모한 우버는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 7.6%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급락해 공모가 대비 17.6%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상장을 주관한 투자은행(IB)들은 우버의 시가총액이 1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공모 당시 754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은 이날 622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증시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우리 주식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페이스북과 아마존 역시 상장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실제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상장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올라올 때까지 1년가량 걸렸다.

월가에선 미·중 무역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증시 상황 외에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직전 1년간 우버의 영업손실이 37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113억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에 비하면 매출 성장 속도가 크게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버의 실적 전망뿐 아니라 차량공유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에 상장한 경쟁사 리프트 주가가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리프트 주가는 이날 48.15달러까지 떨어져 공모가(72달러)보다 33% 내렸다. 우버의 주가 하락은 IPO를 앞둔 위워크, 에어비앤비, 슬랙 등 다른 스타트업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대규모 투자비가 들어가는 시기가 지나면 우버 주가가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같은 상승 궤적을 따라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