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2일 한국과 중국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풀어 달라는 입장을 거듭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니가타(新潟)시에서 이틀 일정의 주요 20개국(G20) 농업장관 회의를 주재한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일본 농림수산상(장관)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창푸(韓長賦) 중국 농업농촌부장(장관)과 별도의 양자 회동을 가졌다.

요시카와 농림수산상은 이 자리에서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여러 나라가 일본 수산물 수입을 막아 어려움이 많다면서 수입규제 철폐 및 완화를 완곡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부장은 일본 입장에서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철폐 의향은 밝히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日, 한국·중국에 수산물 수입규제 철폐 거듭 요청
요시카와 농림수산상은 한국에선 수산물 관련 업무가 해양수산부 소관인 점을 고려해 이 장관에게도 일본 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폭발 사고로 피해를 본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8개 현 앞바다에서 잡히는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우려해 2013년 9월부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그러나 WTO 상소 기구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일본 측 손을 들어줬던 분쟁 해결기구(DSB) 패널 판정을 뒤집고 한국 정부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정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해당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WTO 패소 확정 후인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개최한 외교부 국장급 양자 협의에서도 수입 금지 조치의 완화 및 철폐를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이번 G20 농업장관 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환영 리셉션에서 후쿠시마 등 피해 지역의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제공하는 등 자국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장으로 이번 회의를 활용했다.

교도통신은 "행사장 전시 부스에서도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개별적으로 열린 각료 회담에서 수입규제 철폐를 호소했지만 명확한 규제 완화 방침을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