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증권거래소가 설립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날 ‘롱텀스톡익스체인지(LTSE)’가 신청한 증권거래소 설립안을 승인했다. 올 연말께 공식 출범 예정인 LTSE는 미국 내 14번째 증권거래소가 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선 닷컴 버블 말기 문을 닫은 ‘퍼시픽 증권거래소’ 이후 개점하는 첫 번째 증권거래소다.

LTSE는 스타트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다른 미국 내 증권거래소와는 차별화된 규정도 준비 중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LTSE는 상장 스타트업들이 장기 성장전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기별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없앨 예정이다.

대신 기업들에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계획과 투자 내용을 공개토록 할 방침이다. 경영진에 대해서도 장기적 실적에 기반해 보수를 지급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주주들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더 많은 의결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TSE는 다른 증권거래소와 이중 상장도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LTSE는 SEC로부터 증권거래소 면허는 받았지만 이런 규정들을 승인받아야 하는 또 다른 관문이 남아있다.

LTSE는 실리콘밸리 기업가이자 스타트업 유명 블로거인 에릭 라이스가 설립을 주도했다. 라이스는 “다수의 기술 기업과 국내외 투자자들이 LTSE에 참여하기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에브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의 벤처기업과 유명 벤처 투자자 마크 엔드리센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WSJ 등은 “공식 출범 뒤에도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