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일(현지시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불허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차이나모바일 때리기’에 나섰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 9억 명을 거느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회사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위원 5명 전원의 반대로 차이나모바일USA의 통신사업자 지정 신청을 기각했다. 차이나모바일USA는 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로, 2011년 미국에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통신사업자 지정을 신청했다. 국제전화 서비스를 위해서는 미국 통신망과 연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이날 기각 결정 후 “미국 정부기관이나 다른 민감한 목표를 대상으로 한 정보수집을 강화하는 데 중국 정부가 차이나모바일USA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는 수용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밝혔다.

FCC도 이날 결정에 앞서 준비한 서면자료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한 경제적 스파이 행위나 정보 수집을 위해 차이나모바일USA를 이용할 수 있다”며 “수용할 수 없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통신업체에 의한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거듭 경고한 것이다.

백악관은 물론 파이 위원장도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미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도 작년 7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을 향해 “매번 국가안보 문제를 구실로 중국 기업을 억지스럽게 탄압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