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취업 손쉬운 일본의 고민…"직장인들 IT공부를 안하네"
일본 기업들의 직장 업무 디지털화도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메일이나 표 작성 프로그램 등을 직장에서 얼마나 쓰는지를 지수화 한 순위에서 일본은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일본이 경쟁국으로 상정한 국가들에 크게 뒤쳐졌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문제점이 제기됐습니다. 일본은 수업 중 PC 등 IT기기를 이용하는 비율이 OECD회원국 중 33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 뒤에는 라트비아, 폴란드만이 자리했습니다. 반면 교사 중 IT교육이 필요한 비율은 80%로 가장 높았습니다. 물론 나쁜 점만 지적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국의 교육 수준을 살펴본 결과, 일본은 ‘학력이 낮은 학생’비율이 5.6%에 불과했고, ‘디지털 기술이 낮은 고령층’도 8.5%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이었습니다. ‘학력이 낮은 학생’비율이 미국이 13.5%, 한국이 7.7%인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단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일단 기초학력은 확보돼 있는 만큼 향후 대처에 따라 AI사회 변화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다는 판단입니다.
OECD보고서는 평생 학습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각국 정부가 재정지원과 직업훈련 학교 설치 등 정책적 뒷받침을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온라인 공개교육을 받아본 젊은 층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은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주요 직업 중 자동화 위험에 처한 비율은 전체 3위로 최상위권 이었고, 자동화 교육에 대처하기 위한 재교육 비용도 매우 높은 것(5위)으로 평가됐습니다. 기초기술이 부족한 비율도 OECD회원국 중 중위권에 불과했고 학교에서 수업 중 IT기기를 사용하는 비율도 일본보다 한 순위 높은 32위에 불과했습니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일본보다 상황이 좋다는 평을 듣지 못한 것입니다.
한 때는 한국이 ‘IT강국’, ‘글로벌 IT기기의 테스트 베드’소리를 들었던 적도 있지만 모두 ‘과거형’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IT시대를 위한 대비를 다짐하는 일본 못지않게 한국도 다시 신발 끈을 바짝 조일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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