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성장·저물가 지속 논쟁

버핏·파월 "현 상태 오래 못가"
무어 "감세 덕에 상황 달라져"
"美 골디락스 일시적 현상" vs "상당 기간 지속될 것"

미국 경제가 잘나가면서 지속 가능할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류에선 높은 성장률에도 낮은 물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오래 이어지긴 힘들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경제 상황이 바뀌어서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논쟁의 핵심 경제지표는 성장률, 실업률, 물가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3.2%(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 성장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4년 만의 3%대 성장이자, 시장 예상치(2.5~2.7%)를 뛰어넘었다. 고용시장도 호황이다. 4월 실업률은 3.6%로 50년 만에 최저다. 그런데도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제외 물가) 상승률은 3월에 1.6%(전년 동월 대비)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이자 1월(1.8%)보다 낮아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29일 밀컨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미국 경제를 “미스터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학에선 성장률이 높아지면 물가도 상승한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른바 ‘골디락스’로 불리는 현 상황이 오래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유가 상승에 따라 물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물가 목표로 2%를 제시했지만 실제 물가는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며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많은 돈을 찍어내 완전고용을 달성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핏 회장은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 1일 “저금리는 일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시간이 지나면 2%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경제 성장이 물가 상승을 촉발하지 않는다”며 “안정적 물가 속에서 3~4% 성장이 가능하며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세, 규제완화, 친기업 정책 등으로 공급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생산성 향상) 고성장과 저물가가 구조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이 (로널드) 레이건 시대의 교훈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Fed 이사 후보로 지명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각종 구설 끝에 낙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인플레 없는 번영을 만들어낸 감세와 규제완화를 포함한 아이디어 전쟁에서 승리한 인물’로 치켜세웠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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